피크계량기와 최대수요전력계량기는 얼핏 보면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측정 목적과 방식, 적용 조건에서 차이가 꽤 뚜렷합니다. 둘 다 ‘전력의 최대값’을 측정하긴 하지만, 사용하는 환경이나 목적이 다르면 선택 기준도 달라집니다.
피크계량기는 일반적으로 계약전력을 기준으로 일정 주기(예: 15분 단위)마다 평균 전력 소비를 측정하고, 그중 가장 높은 값을 기록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 피크 값이 전기요금 산정에 직접적으로 반영된다는 점입니다. 산업체나 빌딩 등에서 전력 사용량 자체보다도 ‘최고로 많이 썼던 순간’이 요금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피크계량기를 통해 수요 관리나 부하 분산 전략을 짜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전력 계약이 피크 기준으로 되어 있는 경우, 이 장비가 필수입니다.
반면 최대수요전력계량기는 피크계량기와 유사하게 들릴 수 있지만, 조금 더 고정된 계약 조건이나 특정 요금제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활용됩니다. 최대수요전력계량기는 보통 수요전력 요금제가 적용되는 고객을 대상으로 하고, 정확한 수요전력 측정과 함께 필요 시 계약전력 초과 여부 판단 등에 활용됩니다. 전기안전공사 기준에 따라 설치 의무가 부과되기도 합니다.
정리를 해보자면, 피크계량기는 ‘운영 효율’을 위한 도구에 가깝고, 최대수요전력계량기는 ‘계약 관리’와 ‘제도상 요구’에 대응하는 계량기라 할 수 있습니다. 즉, 피크값을 활용해 요금 절감이나 수요 조절을 하고 싶다면 피크계량기, 계약 전력 초과 여부나 수요전력 확인이 제도적으로 필요한 곳이라면 최대수요전력계량기가 필요합니다.
보통 대형 빌딩, 공장, 데이터센터처럼 부하 관리가 중요한 시설은 피크계량기를 설치하고, 일정 전력 이상을 사용하는 중소기업이나 병원, 관공서 등은 최대수요전력계량기를 설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우에 따라 두 장비를 함께 운용하기도 하고요.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같은 전기를 쓴다고 해도 ‘무엇을 위해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선택하는 계량기가 달라지는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