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롱꽃 종류 중에서도 특히 금강초롱과 섬초롱은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아주 아름다운 야생화로 유명합니다. 이름만 들으면 비슷하게 느껴지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생김새부터 서식지, 계절감까지 꽤 뚜렷한 차이를 가지고 있어요. 직접 보고 나면 “아, 이건 금강초롱이구나” 혹은 “이건 섬초롱이 맞네” 하고 구별할 수 있을 정도랍니다.
금강초롱은 이름 그대로 금강산 부근에서 자생하는 종으로, 우리나라 고산지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야생화예요. 꽃은 진한 보라빛이 감도는 청자색이고, 한 송이씩 아래를 향해 조심스럽게 달려 있어요. 줄기나 잎에서 약간의 털이 있는 경우가 많고, 전체적인 실루엣이 고고한 느낌을 줍니다. 꽃이 피는 시기는 대체로 7월 중순부터 8월 말 정도까지인데, 고산지대라 그런지 여름이 한창일 때 피는 느낌이 덜하고, 살짝 늦은 여름의 서늘한 기운과 잘 어울려요.
반면 섬초롱은 남해안 쪽 섬 지역, 특히 제주나 울릉도처럼 바닷바람이 부는 곳에서 자주 발견됩니다. 같은 초롱 계열이지만 금강초롱에 비해 키가 좀 더 작고, 꽃 색도 조금 더 연한 편이에요. 그리고 생김새 자체가 조금 더 앙증맞고 부드러운 인상을 주는 게 특징이에요. 습도나 온도에 강한 편이라, 일반적인 야생화 정원에서도 비교적 키우기 쉬운 축에 속해요.
둘 다 초롱꽃과에 속하지만, 생육 환경에 맞게 진화한 모습이 참 흥미롭습니다. 금강초롱이 약간은 도도한 고산지대의 성격을 닮았다면, 섬초롱은 바닷가 사람처럼 푸근하고 조용한 분위기를 가졌다고 할까요. 그래서인지 꽃을 보면서 느껴지는 인상도 꽤 다르더라고요.
만약 정원에 심고 싶은 분들이라면, 금강초롱은 서늘하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 섬초롱은 비교적 따뜻한 남향의 환경에 잘 어울려요. 각각의 환경을 고려해서 잘 맞는 자리에 심어주면 더 오래, 더 건강하게 꽃을 피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