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복숭아를 처음 보면 “이게 복숭아 맞아?” 싶을 때가 있어요. 시골길을 걷다 보면 조그맣고 울퉁불퉁하게 생긴 열매가 매달려 있는데, 그게 바로 개복숭아예요. 일반 복숭아와는 생김새도 다르고 향도 다르죠. 그런데 이 둘은 어떻게 다른 걸까요?
먼저 생김새부터 보면, 일반 복숭아는 크고 통통하며 겉껍질에 잔털이 고르게 퍼져 있어요. 먹을 때도 털만 잘 닦아내면 부드럽고 달콤하게 즐길 수 있죠. 반면 개복숭아는 크기가 작고 표면이 매끄럽지 않아요. 거칠고 굴곡이 심하며, 색도 붉은기보다는 연한 노랑이나 푸른빛이 많이 돌아요. 겉모습만 봐도 꽤 차이가 나죠.
맛도 확연히 다릅니다. 일반 복숭아는 달콤하고 물이 많아서 생과일로 먹기 좋지만, 개복숭아는 신맛이 강하고 떫은맛도 섞여 있어서 생으로 먹기엔 적합하지 않아요. 그래서 개복숭아는 대부분 담금주나 효소, 약재용으로 사용돼요. 약효 성분이 강해서 예로부터 건강 목적으로 많이 활용됐어요.
재배 목적에서도 차이가 있어요. 일반 복숭아는 과일로 소비되기 위해 품종 개량이 잘 된 반면, 개복숭아는 거의 야생에 가까운 품종이에요. 시골 산자락이나 들판, 오래된 집 주변에 자연스럽게 자라는 경우가 많죠. 관리가 덜 들어간 만큼 자연스러운 생명력을 가지고 있고요.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향이에요. 개복숭아는 특유의 진한 향이 있는데, 이게 약재로서의 느낌을 더 강하게 해줘요. 일반 복숭아는 달콤하고 부드러운 과일향이 중심이죠. 그래서 개복숭아로 만든 술이나 효소는 향만 맡아도 약간 쌉싸름한 느낌이 나요.
이렇게 보면 개복숭아는 단지 못생긴 복숭아가 아니라, 쓰임과 역할이 다른 복숭아라고 보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생과일로 먹을 복숭아는 아니지만, 알고 보면 오히려 더 깊은 쓰임이 있는 녀석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