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재미찜은 봄철에 특히 맛있는 별미 중 하나입니다. 살이 통통하게 오르고 뼈째 먹어도 부담 없는 부드러움 덕분에, 제대로 만들어 두면 밥도둑이 따로 없습니다. 하지만 이 간재미찜이 생각보다 까다로운 음식이라는 걸 아시는 분들은 많지 않으실 거예요. 부드러운 살을 살리고, 양념이 속속들이 스며들게 하려면 몇 가지 조리의 포인트가 필요합니다.
우선 가장 중요한 건 간재미 손질입니다. 보통 시장에서는 손질된 간재미를 판매하긴 하지만, 집에서 다시 한 번 흐르는 물에 살살 헹궈주는 것이 좋습니다. 미끈거리는 점액질을 너무 박박 문지르지 말고, 흐르는 물에 깨끗이 헹군 후 키친타월로 가볍게 물기를 제거해 주세요. 그래야 살이 무르지 않고 본연의 식감을 지킬 수 있습니다.
양념은 진한 고춧가루와 다진 마늘, 매실청이나 설탕, 된장 아주 약간, 그리고 고추장을 기본으로 만듭니다. 여기에 다진 생강을 아주 소량만 넣으면 비린맛을 확실히 잡을 수 있습니다. 간장보다는 멸치액젓이나 까나리액젓을 사용하면 감칠맛이 더 살아납니다.
간재미에 양념을 바로 넣기보다는, 먼저 냄비에 콩나물과 무를 깔고 그 위에 간재미를 얹은 뒤 양념장을 부어 찌듯이 조리하는 게 핵심입니다. 물은 자작하게 넣고, 중불에서 은근히 익혀야 살이 퍼지지 않으면서 양념도 잘 스며들어요. 대략 30-60분 정도가 적당하며, 중간에 국물을 위에서 끼얹어 주는 것도 잊지 마세요.
마지막에 대파와 청양고추, 통깨를 올려주면 향도 살고, 매콤한 맛이 더해져 입맛을 확 잡아당깁니다. 혹시나 매운 걸 잘 못 드신다면 고춧가루 양을 조절하거나, 고추장을 생략해도 됩니다.
간재미찜은 조리법보다 ‘타이밍’과 ‘불 조절’이 핵심입니다. 너무 센 불로 조리하면 살이 쉽게 흐트러지고, 너무 오래 끓이면 간이 지나치게 배어 짜게 느껴질 수 있으니, 중간중간 맛을 보며 조절하는 감각도 중요하답니다.
봄 제철 간재미, 제대로 찐맛을 느끼고 싶으시다면 이 방법 한 번 시도해 보세요. 따끈한 밥 한 공기, 쓱쓱 비벼 먹는 그 맛이 아주 별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