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절초는 가을의 끝자락을 알려주는 꽃이에요. 들이나 산길을 걷다 보면 바람에 흔들리며 피어 있는 걸 종종 보셨을 거예요. 하얗거나 연보라빛 꽃잎이 동글동글하게 모여 있고, 가운데는 노란색이에요. 멀리서 보면 들국화랑 좀 비슷한데, 가까이서 보면 그보다 조금 더 가늘고 부드러운 느낌이 있어요.
사실 국화과 식물이라 국화랑 친척 관계예요. 그런데 구절초는 키가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아서 조경용으로도 잘 어울리고, 특히 군락을 이루며 피었을 때 참 예뻐요. 한 송이 한 송이보다 여러 송이가 어우러져야 매력이 더 드러나는 꽃이죠.
주로 자라는 곳은 남부 지방 산자락이에요. 특히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 쪽 산 중턱이나 들판 언저리에 많아요. 햇볕이 잘 들고, 물 빠짐이 좋은 흙에서 잘 자라요. 그래서 평지보다는 산자락이나 경사진 곳, 약간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편이에요. 요즘은 일부러 정원이나 공원에 심는 사람도 많아서 도시 외곽에서도 볼 수 있어요.
꽃이 피는 시기는 대체로 9월 중순부터 10월 말쯤까지예요. 늦가을 산행 때 흔히 만나게 되는 꽃 중 하나죠. 때로는 억새나 갈대랑 같이 어우러져 있는 모습도 예쁜데, 그래서인지 가을축제의 주인공으로도 자주 등장해요.
구절초는 관상용 외에도 약초로도 활용돼요. 차로 끓여 마시는 경우도 있고, 두통이나 몸살에 좋다는 전통적인 민간요법에서도 자주 언급돼요. 물론 무작정 달여 마시기보다는 용량이나 체질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까 조심은 필요하고요.
어떻게 보면 참 소박한데, 가까이 다가가 보면 매력이 뚜렷한 꽃이에요. 그래서 해마다 가을이 되면 일부러 구절초 군락지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 조용하고 은은한 향, 그리고 들판을 가득 채운 그 느낌이 참 오래 기억에 남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