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귀비꽃은 짧고 강렬하게 피는 꽃이에요. 수수하면서도 우아한 모습 때문에 많은 분들이 정원이나 밭두렁 근처에 심기도 하는데요, 그 개화 시기와 기간은 생각보다 짧고 명확합니다.
보통 양귀비는 5월 초에서 6월 중순 사이에 꽃을 피웁니다. 지역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따뜻한 남부 지방에서는 4월 말부터 꽃이 피기 시작하기도 하고, 중부나 북부 지방에서는 5월 중순 이후가 절정이에요. 기온이 너무 높지 않고, 하루에 햇빛이 적당히 들면서 건조한 날씨가 이어질수록 더 선명하고 건강한 꽃을 피웁니다.
꽃 한 송이의 개화 기간은 평균적으로 3-5일 정도입니다. 처음 피었을 때는 꽃잎이 안쪽으로 말려 있다가 점점 펴지면서 활짝 벌어지고, 시간이 지나면 금세 꽃잎이 떨어져 버리죠. 하지만 한 포기에서 여러 개의 꽃봉오리가 차례차례 피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보면 약 2-3주 정도는 꽃을 즐길 수 있습니다.
양귀비는 개화 후 바로 열매가 맺히기 시작하는 특징이 있어요. 꽃잎이 떨어지면 중앙에 있던 씨방이 서서히 커지며 둥글고 단단한 모양이 되는데, 이 씨방은 관상용으로도 쓰이지만, 약용종일 경우에는 법적으로 관리 대상이 됩니다. 그래서 관상용 개양귀비는 개화 후 되도록 빨리 줄기를 잘라주는 것이 안전해요.
꽃이 피는 동안은 아침과 저녁의 빛이 부드럽게 비치는 시간에 가장 예쁘고 선명해 보이는데요, 강한 햇빛 아래에서는 꽃잎이 얇고 약하기 때문에 바람이나 햇볕에 금세 상해버리기도 해요. 그래서 흐리거나 살짝 흐린 날의 양귀비가 더 고요하고 아름답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꽃 자체는 오래 가지 않지만, 그 찰나의 아름다움이 오히려 양귀비를 더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잠깐 피었다가 사라지는 그 시간을 알기에, 매년 양귀비가 피는 계절이 더 기다려지고 소중하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