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연벌레는 주로 나무나 종이류, 곡물, 건조된 식물 등을 먹이로 삼는 곤충입니다. 그래서 집 안에서 오래된 책이나 문서, 종이 상자에 피해를 주는 일도 종종 생기는데요, 이 곤충이 종이를 갉아먹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종이나 책은 셀룰로오스라는 식물성 섬유질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 셀룰로오스는 권연벌레의 유충이 섭취할 수 있는 탄수화물 공급원 중 하나입니다. 원래 자연 상태에서는 나무껍질, 낙엽, 곡물류 등을 먹고 자라는데, 사람이 사는 공간에서는 책이나 종이도 비슷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특히 오래된 책일수록 표지에 가죽이나 풀 성분이 들어 있을 수 있는데, 이런 재료는 단백질이나 녹말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서 권연벌레 유충에게 더 매력적인 먹잇감이 됩니다. 게다가 종이 사이 공간은 어둡고 따뜻하고 습도가 적당해서 알을 낳기에도 좋은 환경입니다.
그리고 권연벌레는 단순히 먹이 때문에만 종이를 갉는 것이 아니라, 유충이 탈피하고 성충이 되기까지 성장 과정에서 갉는 습성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피해는 꽤 확산되기 쉬운데요, 눈에 보이지 않게 안쪽부터 파고드는 경우가 많아서 책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몰랐던 피해가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집에서 오래된 책이나 문서를 보관할 때는 되도록 밀폐된 공간에 두고, 습기를 줄이는 것이 권연벌레의 접근을 막는 데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