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는 정원에 한 그루만 심어도 존재감이 뚜렷한 식물입니다. 여름이면 담장 위로 쏟아지는 주황빛 꽃들이 보는 사람 기분까지 환하게 만들어주는데요, 잘만 키우면 몇 년이고 계속 꽃을 피워주는 고마운 식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무렇게나 심었다가는 의외로 관리가 까다롭게 느껴질 수 있어서, 몇 가지 팁을 알고 계시는 게 좋아요.
일단 능소화는 햇빛을 정말 좋아합니다. 반그늘보다 하루 종일 햇볕이 잘 드는 양지쪽에 심는 게 꽃이 풍성하게 피는 데 중요해요. 반음지에서도 자라긴 하지만, 꽃은 성가실 정도로 많이 피지 않더라고요. 가능하면 담장이나 벽면, 기둥처럼 줄기를 타고 오를 수 있는 구조물이 있는 곳에 심는 게 좋고요.
토양은 배수가 잘 되는 쪽이 유리합니다. 물빠짐이 나쁜 흙에서는 뿌리가 쉽게 썩고, 잎에 곰팡이성 질환이 생기기 쉬워요. 일반적인 정원 흙에 마사토나 펄라이트를 약간 섞어주는 것도 괜찮습니다. 물은 땅이 너무 말랐을 때만 충분히 주는 식으로, 너무 자주 주면 오히려 뿌리에 부담이 될 수 있어요.
한 번 자리 잡으면 생각보다 빨리 자라는데, 줄기가 제멋대로 뻗다 보면 다른 식물이나 구조물까지 침범하게 돼요. 그래서 정기적인 가지치기가 필수예요. 특히 겨울이나 이른 봄에 낡은 가지를 정리해 주는 게 좋고, 너무 얽히거나 바깥으로 튀는 줄기는 과감하게 잘라줘야 전체 균형이 예뻐져요.
또 능소화는 꽃이 지고 나면 떨어진 꽃잎이 물러서 주변을 지저분하게 만들 수 있어요. 사람이나 차가 자주 다니는 길목 근처에는 피해서 심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능소화의 뿌리는 독성이 있기 때문에 어린아이나 반려동물이 있는 집이라면 접촉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도 필요해요.
특별한 비료는 많이 필요 없지만, 봄철에 완효성 비료나 퇴비를 살짝 덮어주면 훨씬 건강하게 자랍니다. 너무 비료가 많으면 잎은 무성한데 꽃은 안 피는 상황이 생길 수 있으니 양은 적당히 조절해 주세요.
능소화는 몇 가지 포인트만 신경 쓰면 해마다 넉넉한 꽃을 보여주는 정원식물입니다. 햇빛, 배수, 가지치기 이 세 가지만 기억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