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는 여름철 담장을 곱게 물들이는 꽃 중 하나입니다. 꽃잎이 주렁주렁 늘어지며 핀 모습이 참 인상적인데요, 보기에도 아름답지만 잘 자라게 하려면 몇 가지 조건을 챙겨야 합니다.
우선 햇빛이 잘 드는 환경을 좋아합니다. 능소화는 양지를 좋아하는 식물이기 때문에, 햇볕이 하루에 6시간 이상 드는 장소라면 가장 이상적입니다. 그늘진 곳에서는 꽃이 잘 피지 않거나, 줄기가 약해지는 경우도 있어요.
토양은 배수가 잘 되는 흙을 선호합니다. 물이 고이면 뿌리가 썩기 쉬운 식물이기 때문에, 마사토나 모래가 섞인 흙이 좋고, 습기가 많은 곳이라면 배수층을 따로 만들어주는 것도 방법입니다. 너무 비옥한 흙보다는 약간 거칠더라도 물빠짐이 좋은 흙이 오히려 건강하게 자라게 해줍니다.
그리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잘 자라요. 습하고 바람이 통하지 않는 곳에서는 병해충이 생기기 쉬우니, 바람이 살짝 드는 개방적인 환경이 좋습니다. 다만 겨울에는 추위에 약한 편이라, 영하로 떨어지는 지역에서는 월동 대비를 해주는 게 필요합니다. 뿌리 쪽에 낙엽이나 왕겨를 덮어주거나, 실외 화분의 경우에는 실내로 옮겨주는 방법도 있어요.
덩굴성 식물이기 때문에 기댈 수 있는 구조물이 꼭 필요합니다. 담장이나 울타리, 또는 간단한 지지대를 설치해두면 줄기를 타고 위로 잘 자랍니다. 아무 데나 심으면 땅에 깔리거나 줄기가 엉켜서 보기 좋지 않을 수 있어요.
물을 줄 때는 겉흙이 마른 것을 확인한 뒤에 흠뻑 주는 게 좋습니다. 잦은 물주기는 오히려 뿌리 발달을 방해할 수 있고, 특히 꽃이 피는 시기에는 물을 너무 자주 주면 꽃잎이 쉽게 떨어질 수 있어요.
요약하면, 햇빛이 풍부하고, 물빠짐이 좋은 흙, 바람이 드나드는 환경, 그리고 덩굴이 탈 수 있는 구조물만 있다면 능소화는 특별한 손질 없이도 매년 화려한 꽃을 피워주는 고마운 식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