튤립은 정원을 화사하게 밝혀주는 대표적인 봄꽃입니다. 한 번 심어놓으면 매년 기다려지는 꽃 중 하나인데요, 꽃이 피었을 때의 아름다움만큼이나, 그 과정을 잘 돌보는 일이 중요합니다. 몇 가지 기본적인 조건만 지켜주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튤립을 키울 수 있어요.
튤립은 기본적으로 양지바른 곳을 좋아합니다. 해가 하루 중 4시간 이상 드는 곳이면 충분하고, 바람이 잘 통하는 자리라면 더 좋습니다. 너무 그늘지거나 습한 곳에 심으면 뿌리가 썩기 쉬우니 피하는 게 좋습니다.
흙은 배수가 잘되는 흙이 좋아요. 너무 단단한 흙이라면 모래를 조금 섞어서 심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물빠짐이 좋으면 뿌리가 숨을 쉴 수 있어서 튤립이 건강하게 자랍니다. 보통은 가을, 10월 중순부터 11월 초까지 구근을 심는데요, 너무 이르게 심으면 추위에 약해지고, 너무 늦게 심으면 뿌리를 충분히 내리지 못합니다.
심을 때 구근의 뿌리 부분이 아래로 가게, 뾰족한 부분이 위로 향하도록 심어주세요. 깊이는 보통 10-15cm, 구근 지름의 2-3배 정도가 적당합니다. 구근 사이의 간격도 10-15cm 정도로 두고 심으면 적당히 여유 있게 자랍니다.
물을 줄 때는 흙이 너무 마르지 않도록만 해주세요. 겨울에는 자연 강수량으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따로 물을 줄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봄이 되어 싹이 올라오고 꽃봉오리가 생기기 시작하면 주기적으로 물을 주는 것이 좋습니다.
꽃이 다 피고 난 뒤엔 꽃대만 잘라주고, 잎은 그대로 두는 게 좋습니다. 잎을 통해 영양분을 구근으로 다시 보내야 다음 해에도 튼튼한 꽃을 피울 수 있거든요. 잎이 완전히 누렇게 말라 비틀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제거하면 됩니다.
튤립은 번식도 간단합니다. 꽃이 진 뒤 땅속의 구근 옆에 작은 자구가 생기는데요, 이 자구를 따로 분리해 심으면 몇 년 후 다시 꽃을 피울 수 있습니다. 조금 더디지만, 기다림의 재미가 있는 과정이에요.
봄날의 정원을 튤립으로 가득 채우는 건 생각보다 단순한 일입니다. 계절의 흐름에 맞춰 준비하고, 정성껏 돌보면 해마다 반가운 인사를 받을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