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계량기 고장 시 자가 점검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갑자기 수도요금이 평소보다 훌쩍 올라갔다면, 제일 먼저 의심해볼 게 바로 수도계량기입니다. 고장이 나면 물 사용량이 제대로 측정되지 않아서 불필요한 요금이 부과되기도 하고, 반대로 물이 새고 있는데도 모르는 채 지나가는 경우도 생기죠. 전문 업체를 부르기 전에, 자가 점검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습니다.

가장 먼저 해볼 수 있는 건, 모든 수도꼭지를 잠근 상태에서 계량기의 숫자가 움직이는지를 보는 겁니다. 이때 숫자판의 작은 바늘이나 빨간 톱니바퀴 같은 부분이 미세하게라도 움직이고 있다면, 집안 어딘가에서 물이 새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누수는 보이지 않아도 변기 속, 벽 안쪽, 바닥 아래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아요.

두 번째로는 사용량 확인입니다. 밤에 모든 수돗물을 멈춘 후, 아침에 다시 계량기 숫자를 확인해보세요. 단 한 방울도 사용하지 않았다면 전날과 똑같아야 정상입니다. 이게 바뀌어 있다면 뭔가가 새고 있는 겁니다. 특히 이런 방식은 소리도 안 들리고 흔적도 잘 보이지 않는 미세 누수를 잡는 데 꽤 유용해요.

계량기 주변도 꼭 살펴보세요. 유리창 안쪽이 김서리듯 뿌옇게 흐려져 있다거나, 습기가 차서 물방울이 맺혀 있는 경우는 내부에 물이 들어간 증거일 수 있습니다. 또 녹이 슬어 있거나, 밸브가 고정되지 않고 흔들리는 경우도 고장을 의심해볼 수 있는 신호입니다.

혹시 숫자가 전혀 움직이지 않고 멈춰 있다면, 계량기가 아예 작동을 멈춘 상태일 수 있어요. 이럴 땐 수도를 틀고 물을 내보내 보세요. 사용 중인데도 계량기가 반응하지 않으면 내부 기계 부분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지막으로, 동파 여부도 확인해봐야 해요. 겨울철엔 계량기나 연결된 배관이 얼어붙어서 물이 안 나오는 경우가 잦은데, 이건 기계 고장이라기보다는 온도 문제이니 보온을 해주면 대부분 해결됩니다.

평소에는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계량기지만, 한 번쯤은 시간을 내어 살펴보는 게 좋습니다. 요즘처럼 물값도 아까운 시대에, 작은 관심 하나가 큰 지출을 막아줄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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