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지 꽃은 단순하고 소박한 생김새와 달리, 오랜 시간 동안 다양한 문화와 상징 속에서 깊은 의미를 담아온 꽃입니다. 들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꽃이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꽤 단단하고 따뜻합니다. 저도 예전엔 그저 귀엽고 예쁜 꽃 정도로만 여겼는데, 알고 보면 데이지가 전하는 마음은 의외로 넓고 깊더라고요.
가장 널리 알려진 데이지의 꽃말은 ‘순수’, ‘희망’, 그리고 ‘비밀의 사랑’입니다. 흰 꽃잎이 깔끔하게 퍼져 있는 모습 때문에 순수한 감정, 때 묻지 않은 마음을 상징하는 꽃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왔습니다. 특히 어린아이의 마음처럼 솔직하고 꾸밈없는 감정을 상징할 때 데이지를 많이 떠올리곤 합니다.
또 하나 인상적인 꽃말은 ‘희망’입니다. 데이지는 해가 뜨면 꽃잎을 활짝 열고, 해가 지면 다시 꽃잎을 오므리는 특징이 있는데요, 이런 모습이 마치 매일 아침 희망을 품고 다시 시작하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희망의 상징’으로도 자리 잡게 되었다고 해요. 그래서인지 졸업식 꽃다발이나 새 출발을 축하하는 자리에 데이지가 자주 쓰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다소 은근한 의미로는 ‘비밀의 사랑’이 있습니다. 유럽의 민속 이야기에서는 누군가를 몰래 좋아할 때 데이지 꽃을 꺾어 마음을 전했다는 전설도 있는데요, 사랑을 크게 드러내기보다는 조심스럽게 품고 있는 감정을 표현할 때 어울리는 꽃이기도 하죠.
색상에 따라 의미가 조금씩 달라지기도 합니다. 흰색 데이지는 앞서 말한 순수함과 청초함을, 분홍색 데이지는 사랑과 따뜻한 감정을, 노란색 데이지는 밝은 에너지와 우정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데이지 한 송이에도 보내는 사람의 감정이 섬세하게 담길 수 있는 거죠.
데이지는 이름도 참 예뻐요. 영어로는 “Day’s Eye”, 즉 ‘낮의 눈’이라는 뜻인데, 해가 떠오르면 눈처럼 꽃잎을 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햇살 아래서 더 반짝이고, 따뜻한 계절과 잘 어울리는 꽃이에요.
작고 수수하지만 매일을 밝히는 데이지처럼, 우리도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데이지를 볼 때마다 마음 한구석이 살짝 환해지는 기분이 드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