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귀비는 꽃이 아름다워서 관상용으로 많이 심기도 하지만, 동시에 마약 성분이 나오는 약용 종도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한 식물입니다. 일반적인 꽃과 다르게, 외형이 비슷하더라도 법적으로 엄격히 구분되고 있다는 점 꼭 기억하셔야 해요.
관상용 양귀비는 흔히 ‘개양귀비’라고도 불리며, ‘파파버 로에아스(Papaver rhoeas)’라는 학명이 따로 있습니다. 이 꽃은 붉은빛이나 주황빛이 도는 얇은 꽃잎을 가지고 있고, 씨방이 매끄럽고 가늘며, 줄기와 잎에 털이 많고 전체적으로 연약한 인상을 줍니다. 우리나라 봄철 들판이나 가드닝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꽃이 바로 이 개양귀비예요.
반면에 약용으로 분류되는 양귀비는 ‘파파버 솜니페룸(Papaver somniferum)’으로, 줄기와 잎이 더 두껍고 단단한 편이며, 씨방이 둥글고 넓적하며 꼭대기 부분에 방사형의 선이 있는 뚜껑처럼 생긴 형태가 특징이에요. 바로 이 씨방에서 아편 성분이 채취되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마약류 관리법에 따라 재배나 소지가 금지되어 있습니다.
특히 씨방의 모양이 가장 눈에 띄는 구별 포인트인데요, 관상용 개양귀비는 씨방이 가늘고 꼭지가 잘 드러나지 않지만, 약용 양귀비는 씨방이 크고 꼭지가 선명하게 돋아 있어요. 또 줄기에서 나온 유백색 수액도 약용 양귀비의 특징인데, 그 수액에 마약 성분이 포함돼 있어 채취는 물론 키우는 것 자체가 불법이에요.
그래서 가드닝을 하거나 꽃을 키우실 때도 ‘양귀비 씨앗’이라는 이름만 보고 무턱대고 심으시면 안 되고, 판매처에서 허가받은 관상용 종인지 꼭 확인하셔야 합니다. 요즘은 인터넷에서도 간혹 ‘양귀비 씨앗’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기도 하는데, 개양귀비인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다면 피하시는 게 안전합니다.
꽃은 아름답지만, 그 안에 담긴 성분과 법적 구분이 뚜렷한 식물이 바로 양귀비입니다. 취미로 꽃을 가꾸시더라도 꼭 구분법을 알고 계셔야 불필요한 오해나 불이익을 피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