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을 기념하는 전 세계 다양한 전통과 풍습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부활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알록달록하게 색칠한 달걀과 토끼 인형이지만, 사실 나라별로 부활절을 기념하는 방식은 꽤나 다채롭고 흥미롭습니다. 같은 날을 기념하더라도 문화에 따라 모습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오히려 부활절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요소인 것 같아요.

가장 익숙한 건 아마도 미국이나 캐나다 같은 북미권의 이스터 에그 헌트일 거예요. 잔디밭에 숨겨놓은 달걀을 아이들이 찾아다니는 놀이인데, 달걀 속에는 사탕이나 작은 장난감이 들어 있기도 해요. 어떤 지역은 이 행사를 엄청 크게 열어서, 공원 전체가 아이들로 북적이기도 합니다. 부활절 토끼가 달걀을 숨겨놓았다는 귀여운 상상에서 시작된 전통이죠.

유럽에서는 조금 더 종교적인 색채가 강한 경우가 많아요. 예를 들어 이탈리아는 부활절 전 주간을 ‘성주간’이라 부르며, 예수의 수난을 기리는 행렬과 미사를 진행합니다. 특히 로마에서는 교황이 집전하는 부활절 미사에 전 세계 사람들이 모여드는 풍경이 매년 펼쳐지곤 하죠.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는 부활절 전구를 집이나 정원에 장식하는 풍습이 있어요. 나뭇가지에 달걀 장식을 매달아두는데, 이걸 ‘오스터부움’이라고 부릅니다. 집 안에 봄을 들여놓는 느낌이라서 계절의 변화를 함께 기념하는 듯한 분위기도 있어요.

스페인에서는 조금 더 엄숙한 분위기로 부활절을 맞이합니다. 전통 복장을 입은 사람들이 고통을 상징하는 행렬을 하는데, 이걸 ‘세마나 산타’라고 부릅니다. 가면을 쓰고 나무 십자가를 지고 걷는 사람들도 있어서, 현장에서 보면 무겁고 진지한 감정을 느끼게 되죠.

반대로 호주나 뉴질랜드는 봄이 아닌 가을에 부활절을 맞이하기 때문에 분위기가 조금 다릅니다. 부활절에는 공휴일이 길게 이어져서 가족 단위의 여행이 많아지고, 해변에서 달걀 찾기 이벤트를 하기도 해요. 그리고 이쪽에서는 부활절 토끼 대신 ‘빌비’라는 귀여운 야생동물이 상징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폴란드나 체코 같은 동유럽 국가에서는 ‘물의 축제’라는 독특한 풍습도 있어요. 부활절 다음 날에는 서로에게 물을 뿌리며 장난을 치는 전통이 있는데, 이건 새롭게 태어난 생명과 정화를 상징한다고 해요.

이처럼 부활절은 단순한 종교 행사를 넘어서, 각 지역의 문화와 전통, 계절감까지 어우러져 다양한 색을 띠게 됩니다. 같은 의미를 담고 있지만 표현은 제각각이라는 점이 참 재미있고, 이 다름이 오히려 더 큰 의미로 느껴지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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